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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상은 고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유구한 역사의 전개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유사 이래 우리 민족이 그 숱한 외세의 간섭과 침략을 극복하여 오늘날 우리의 조국, 역사 및 민족을 보존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분명한 우리 민족 나름의 고유한 사상과 정신이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신과 사상에 의한 민족수호의지가 없었다면 어찌 그 많은 외세의 간섭과 침략을 이겨낼 수가 있었겠습니까? ‘한국민족사상학회’가 민족정신과 사상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여 계승․발전하자는 취지로 2007년 8월 15일에 성립한 것은 우리 사상의 원천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사상의 진수인 단군사상과 풍류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의 소실로 난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국민족사상학회’는 이러한 난관에 굴하지 않고 한국민족사상을 재조명하고 체계화하여 한국민족사상을 계승․발전하는데 모든 역량을 발휘할 것입니다.

이러한 학회의 의지와 각오는 앞으로 학회가 기획하고 있는 많은 사업계획에 그대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한국민족사상학회’는 한국민족사상의 맥을 짚을 수 있는 특집논문을 순차적으로 기획해나갈 것이고, 이를 연구자들만의 자기만족에 머물지 않고 공동저서로 출간하여 한국사상 내지 한국민족사상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한국사상계를 빛낸 원효, 이이, 조광조, 정약용, 신채호, 김구. 박은식, 안중근, 조소앙 등 사상가들의 사상을 다룰 것이고, 나아가 단군사상, 풍류도사상, 화랑도정신, 선비정신, 조화정신, 동학사상 등 우리 사상의 저변을 형성하고 있는 핵심적인 사상과 정신들을 심층 있게 다룰 것이고, 이외에도 한국사상과 동서양사상을 비교하고, 각 시대별 사상의 내용과 성격 등에 대해서도 학회보와 각종 학술회의를 통해 깊이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향후 ‘민족사상강좌’와 ‘역사탐방’ 등을 통해 우리 민족사상의 대중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국제신문, 2008년 2월 14일자, 21면]

한국의 사상·한민족의 정체성 찾아 나섰다

한국민족사상학회(회장 정경환·동의대 철학윤리문화학과 교수)가 첫 결실을 거뒀다. 한국민족사상학회는 최근 학회보 '민족사상' 창간호를 내놓았다.

한국민족사상학회는 지난해 8월 창립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동의대 정경환 교수를 비롯해 역사 분야의 베스트셀러 '이야기한국사' 등을 저술한 역사학자 이현희(성신여대) 명예교수, 철학자 정영도(동아대) 명예교수, 박문현(동의대) 교수, 정치학자 장공자(한국국제정치학회장·충북대) 교수 등 철학 역사학 정치학 부문의 학자 200여명이 회원으로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인문·사회 계열 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이 학회가 출범 직후 학회지를 창간하는 등 발빠르게 행보하는 것은 관심을 끈다. '고대 한국부터 현대 한국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사상적 맥락을 중심으로 한국 사상의 원형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민족 정체성을 밝히되 그것을 열린 민족주의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회의 주된 관심사와 연구 영역은 '한국적'인 것에 집중된다. 인물별로는 한국 사상계 최고 거인으로 평가받는 원효와 최치원을 거쳐 백범 김구와 안중근을 포괄한다. 사상사적으로는 단군사상 화랑도 천부경 화랑세기 환단고기 무교 기철학 도교 고려호국불교 조선성리학에까지 이른다. 여기에 독도와 간도 문제 등 한민족의 영토 문제까지 파고들겠다는 것이 이 학회의 의지다.

세계화 FTA 탈민족주의 세계주의 등이 대두하면서 '민족'이라는 개념을 배척하거나 가급적 멀리하려는 것이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고 있는 요즘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이처럼 민족 또는 민족적 원형을 중심에 놓고 학술활동을 펼치겠다는 기획은 과연 어울리는 것인가 하는 반론이 나올 법하다.

"그것은 민족주의란 것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의견일 뿐"이라고 정 회장은 말했다. "안중근과 백범 김구를 보자. 그들은 민족에 모든 것을 건 민족주의자였다. 그런데 그들을 움직인 사상에는 (최치원의 풍류, 원효 사상을 거쳐 조선성리학의 선비정신과 동학으로 이어지는) 한국 고유의 사상이 깔려있을 뿐만 아니라 동양평화와 호혜평등 등 세계주의 사상이 함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겨울에 강이 얼어도 그 밑으로 물은 흐르고 있는 것처럼 한민족의 저변에 형성하고 있는 사상의 원형을 밝힘으로써 '우리'의 정체성을 밝힐 수 있고 그 정체성을 기반으로 우리 자신을 활짝 열어 세계와 교류하고 인류와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것이 안되면 세계화 물결에 휩쓸리거나 변화의 시대를 주도할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고대 사상과 한민족 정체성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주로 재야사학계나 민족문화 연구자들의 몫이었다. 그런 점에서 학계의 인문학자들이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한국민족사상학회의 시도는 의미를 갖는다. '민족사상' 창간호에서도 '단군인식의 통사적 해석과 향후 과제'(이현희) '고대 한국불교의 생명윤리와 그 현대적 의미'(윤종갑) '한국민족주의와 백범의 반탁운동'(심옥주)등 옛 한국과 오늘의 세계를 잇는 논문을 실었다.

갑작스럽고도 충격적인 근대화를 겪으면서 사상적 역사적 단절이 극심했던 한국의 현실에서 옛 한국과 오늘의 한국 사이에 놓인 큰 간극을 어떻게 연결할지는 이 학회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다음 호에는 '윤봉길의 민족사상과 상해의거' '동학과 민족사상'을 차례대로 크게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입력: 2008.02.13 20:15 / 수정: 2008.02.14 오후 3: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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